세컨즈

문화예술 속 인물 톺아보기 - !

2025/9/9 vol. 23

• 음악력 1짱의 등장
• 이찬혁의 음악인생은 군대 전후로 나뉜다
• GD병? 예술병? 이찬혁은 그냥 이찬혁
• 이찬혁, 하고 싶은 거 다 해!

 <K팝 스타2> 속 이찬혁과 악동뮤지션의 등장은 말 그대로 '혜성' 같았죠! 몽골에서 왔다며 기타 하나 들고 나타나 미스에이의 'Breathe'를 불렀을 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그저 신선한 참가자라는 생각만 했을 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심사위원 박진영이 '자작곡을 듣고 싶다'고 요청하며 상황은 뒤바뀌기기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서바이벌 레전드 곡 '다리꼬지마'가 등장한 것이죠. 다리를 꼬지 말라는 가사를 다리를 꼬며 부르는 당돌함은 순식간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이후 그들은 '매력있어', '라면인건가', '크레센도' 등 자작곡을 연달어 선보이며 악뮤는 시즌2 우승까지 거머쥐었답니다! 이찬혁은 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작사, 작곡 능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제대로 각인시켰는데요. 만 16세 십대 소년의 기발한 재능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충격을 주었고, 한국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별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순간이었답니다 ✨

 '이찬혁=천재'라는 말이 있을만큼, 그를 얘기할 때 천재성을 빼놓을 수 없죠. <K팝 스타2>를 통해 데뷔한 그는 수많은 발표곡을 냈고, 지금까지도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해 오고 있는데요. 여기서 놀라운 점은 이찬혁은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 없다는 점입니다! 그는 음악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악보를 그릴 줄도 몰랐다고 하는데요. 사실은 동생 수현이 먼저 작곡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는 음악보다는 그림에 더욱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그러다 교회 형이 아이팟을 소재로 만든 곡이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걸 보면서 굉장히 부러워 하다가 동생과 함께 '갤럭시'라는 첫 자작곡을 만들게 되었죠. 그리고 이 곡은 악뮤의 데뷔 앨범 속 마지막 수록곡이 되었고요! 악보도 제대로 그릴 줄 모르던 소년이 이렇게 천재 작곡가가 되다니.. 역시 그에게는 음악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이 숨어 있었나봅니다.

 악뮤의 음악 작업 방식은 흔히 말하는 '정석'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그들은 정식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일텐데요. 그들은 곡을 쓸 때 악보는 사용하지 않는 대신 흥얼거린 선율을 휴대폰에 녹음해두거나 간단한 코드와 가사만 메모한다고 해요. 편곡자들이 당황할 만큼 단출한 방식이지만, 바로 이런 자유로운 창작법이 기존의 틀을 벗어난 발상과 사람들을 사로잡는 독특한 멜로디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찬혁은 '새로운 멜로디가 떠오르면 남들과 비슷한 곡은 아닌지 본능적으로 의심하고 피하려고 애쓴다.'고 말할 정도로 자기만의 색깔을 고집한다고 해요. 덕분에 때로는 6개월 동안 단 한 곡도 쓰지 못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이런 집요한 태도가 악뮤의 대중적이면서도 참신한 곡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또, 악뮤의 매력은 멜로디뿐 아니라 가사에서도 빛을 발하는데요. '다이어트 중 마주친 치킨보다 매력 있어' 같은 기발한 표현이나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 처럼 깊은 감정선의 가사는 이찬혁 특유의 관찰력과 철학적인 고민에서 나와요. 그는 '최대한 일기 쓰듯이 가사를 쓰려고 노력한다.' 비결을 밝히기도 했죠.

 한창 활발하게 활동을 펼칠 악뮤 데뷔 4년차이던 2017년, 이찬혁은 놀라운 소식을 전해왔었죠? 바로 군입대 소식이었는데요. 당시 그의 나이는 21살로, 한창 활동을 하다가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군입대를 하는 여타 연예인들과는 달리, 또래 친구들과 비슷한 나이에 소신 있게 해병대 보병으로 입대를 결정했었죠.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그가 중졸에 간 건강 문제로 4급 공익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졸 검정고시를 치르고 재검을 받기까지 하며 군입대를 자원했다는 것이었죠. 과연 그는 무슨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을까요? 

 그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연예인으로서 활동 때문에 군입대를 늦추는 대신, 오히려 젊은 시기에 입대해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성숙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또래 친구들이 보통 군대 가는 나이에 입대하는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잠시 음악과 일을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새로운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전했었죠. 또 전역 후 침착맨과 함께했던 라이브 방송에서 입대 결정에 대한 개인적인 계기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바로 '이별' 이었죠.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이별로 인해 심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데요. 당시의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 자신을 단련시키고, 성숙한 이별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하죠. 그렇게 2년간의 갈무리 끝에 탄생하게 된 곡이 바로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였다고!

 과거 '낯선 환경이나 변화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던 이찬혁은 군대 안에서도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해병대에서 배를 타고 항해했던 경험과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악뮤의 세 번째 정규앨범 <항해>가 바로 그 결과물이죠. 대부분의 곡은 배 안에서 쓰여졌으며, 기타가 없어 수첩에 가사를 적고 멜로디를 붙여서 외웠다고 해요. (수록곡들이 모두 <항해>와 잘 어울리는데, 배 안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ㅋㅋㅋㅋ)
 그는 음악 외에도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틈틈이 소설을 쓰기도 했다고 해요. 소등 시간을 지나 동료들이 주로 자는 시간인 오후 10시~12시를 이용해 '싸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을 작업실 삼아 글을 써 내려갔던 그. 이렇게 탄생한 소설이 바로 「물 만난 물고기」라고 해요.

 어린 시절 <K팝 스타2>를 통해 데뷔하며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이찬혁에게도 순수하고 풋풋한 악동뮤지션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해병대 전역 이후, 장발이나 젠더리스 패션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특히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부른 'Give Love + 200%' 무대 퍼포먼스를 기점으로 'GD병', '예술병' 같은 키워드가 이찬혁을 따라다니기 시작했죠. 이 시기를 이찬혁의 흑역사라고 평가하는 대중과는 달리, 그는 드디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터닝 포인트로 받아들였다고!

행위예술? 이렇게 하세요.

 별안간 이찬혁의 유튜브가 개설됩니다. 일상을 보여주는 평범한 브이로그가 아닌 행위예술에 가까운 영상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특히 '이찬혁과 밤에 드라이브', '이찬혁과 낮에 드라이브' 영상에서는 20분간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정말 드라이브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킹받고 너무 좋다', '한결같은데 예측불가능한 남자' 등의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굿모닝, 서울' 영상에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잠옷을 입고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는 말 그대로 '행위예술'을 보여주기도 했죠. 이후 이찬혁은 본인등판 콘텐츠를 통해 '친절하게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 기존의 유튜브 흐름에서 벗어난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어요.

이렇게 죽을 순 없어!

 2022년 10월 드디어 이찬혁의 첫 솔로 앨범 <ERROR>가 발매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는 다양한 퍼포먼스로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데요. 타이틀곡 '파노라마' 무대에서 삭발을 하거나, 뒤돌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죠. 사실 이 앨범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 이찬혁이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해요.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이찬혁은 그 사랑을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어느샌가 동생의 밝은 모습을 따라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잃어버렸다고 하죠. 하지만 '모두가 좋아하지 않는 걸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다시 말해 <ERROR>는 하고 싶은 것을 더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그의 포부를 담은 앨범입니다✨

이제는 총괄 디렉터 이찬혁으로

 노래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 같은 악뮤의 이찬혁. 하지만 요즘 그의 행보를 살펴보면, 꼭 그의 활동이 음악에만 국한된 게 아닌 걸 알 수 있는데요. 전시 기획자부터 소설가, 그리고 브랜드 대표까지. 음악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다양한 활동을 보면 이찬혁을 단순히 '가수'라는 틀로만 담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죠. 그러면 아티스트 이찬혁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살펴볼까요? 

영감 좀 나눠주세요🙏

 이찬혁이 직접 기획한 전시 '이찬혁 영감의 샘터'는 오디션 시절부터 꾸준히 받아왔던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기획됐는데요. 이찬혁 일보, 다트가 된 이수현 그리고 마시면 영감을 가져다준다는 샘물까지 독특한 작품으로 구성되어 당시 SNS를 뜨겁게 달구며 화제였죠. (전시장 앞에 전시된 이찬혁 묘비는 정말…) 2023년을 시작으로, 올해 진행한 두 번째 전시도 지난 8월에 성황리에 마무리하였는데요.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영감'이라는 주제로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작품 자체가 영감의 원천으로 자연스럽게 창작 에너지를 받아 갈 수 있는 전시라 기억에 남아요.

작사 실력으로 길러진 소설 도전기

 2019년 가을, 이찬혁은 자신의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출간하며 소설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어요. 이 소설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그의 예술관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에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창작의 한계에 부딪힌 주인공 '선'이 예술가로서의 삶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 이야기를 그린 책으로, 이건 어쩌면 이찬혁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소설 발간과 관련해 '평소 가진 생각을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의 바람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같은 시기 발매된 앨범 <항해>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음악과 문학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 실험적인 작품이기도 하죠.

 2021년, 이찬혁은 동갑내기 친구인 사진가 임재린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이투셰(SAY TOUCHÉ)'를 론칭했어요. 펜싱에서 상대 선수에게 득점을 내주었을 때 외치던 단어 'TOUCHÉ'에서 브랜드명을 가져온 세이투셰는 '제품과 작품 경계에 있는 디자인'이라는 모토로 두 디렉터의 해석을 담은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선보여요. 맨드릴개코원숭이 형상의 액세서리 홀더부터 페르시언 러그, 풋 프린트 도어 매트까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아이템에 그들만의 위트와 예술적 감각을 더한 소품이 인상 깊은 브랜드죠. 방송에서 보여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브랜드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거 같기도 하죠? 이렇게 공간을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주는 제품으로 이찬혁은 아티스트이자 사업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도 보여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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