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즈

문화예술 속 인물 톺아보기 - !

2025/8/12 vol. 21

• 알다가도 모를 매력의 문상훈
• 상훈쓰 부캐 모음.zip
• 빠더너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 연기까지 잘하면 난 어떡하라고

팔색조 매력의 문상훈

 혹시 다들 그 유명한 '문쌤'을 아시나요? 한국지리 일타강사로 유명한 그 분 말인데요. 아니면 드라마 <D.P>에서 열연을 보여준 그 배우를 아나요? 사실 앞에서 말한 사람은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키는데요. 바로 문상훈이라는 코미디언입니다. 1991년생인 문상훈은 코미디 유튜브 크루 '빠더너스'의 프론트맨이기도 해요. 어떤 때는 진짜 어디 교육계에 있을 것 같은 강사였다가, 어떤 때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엉뚱한 코미디언이기도 한 문상훈인데요. 자기만의 확고한 개그 철학까지 가진 그의 코미디는 따뜻하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데요. 지금부터 온라인에서 시작해 이제는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다양한 곳을 넘나드는 문상훈에 대해 알아볼까요?

한 인연으로 시작된 코미디언의 꿈

 문상훈은 장래 희망란에 개그맨이라고 적을 정도로 어릴 적부터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가져왔다고 해요. 그러다가 카투사로 군대를 전역한 후 프랑스 교환학생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코미디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하죠. 특히 '키앤필(Key & Peele)'이나 '몬티 파이튼(Monty Python)' 등 영미권 코미디언의 영상을 찾아보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의 코미디언 시작은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죠. <유 퀴즈 온 더 블럭> 인터뷰에 따르면 '(무명 시절) 갑자기 무대에서 공개 코미디를 할 수 없으니 재미있는 영상을 찍어보자'하며 영상을 여러 회사에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보냈다고 하는데요. 연락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당시 좋아하던 코미디언 '유병재'에게도 영상을 보내면서 그 인연이 이어져 유병재 유튜브 <문학의 밤> 코너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차츰 코미디언 문상훈을 알리기 시작한 거죠.

 2016년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빠더너스는 '빠던(배트를 던지는 것)'에서 따온 이름으로, 웃음 홈런을 날리고 싶은 마음에서 지었다고 해요. 채널의 시작은 문상훈과 초기 멤버인 그의 친구와 함께 크루가 참여하는 형태였어요. 처음에는 구독자 수가 300명이 안 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강형욱 훈련사를 패러디한 영상을 시작으로, 2018년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 시리즈가 유명세를 타면서 10만 명 구독자를 돌파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토크 콘텐츠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와 <딱 맞춘 대화 (딱대)>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대형 채널로 성장하게 됐죠. 이제는 여러 브랜드와 스타들이 찾는 인기 채널이 된 빠더너스. 문상훈의 진심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구독자에게 전달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거겠죠?

 빠더너스의 주력 콘텐츠이자 문상훈의 부캐하면 바로 떠오르는 캐릭터, 바로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이죠! 지금의 빠더너스를 있게 한 '문쌤' 캐릭터의 탄생 비화는 이렇다고 해요. '원본 자체가 웃기려고 만든 영상이 아닌 것이면서(코미디를 패러디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사람들이 많이 하는 포맷'을 찾다가 탄생한 캐릭터라는 사실! (지리 수업 빼고 다 하는) 지리 1타 강사 문쌤은 주로 강의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해프닝을 재미있게 풀어내요. 그리고 이 상황들이 놀라울만큼 디테일하고 현실감있는 게 포인트... 그 외에도 여러 연예인이 '수업 조교'라는 설정 하에 게스트로 등장하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죠. 하지만 가끔 세계 2차대전 요약, 임진왜란 요약 등 강의에 가까운(?) 영상들을 올리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강의력이 정말 좋다', '집중이 너무 잘 된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면 그의 강의력 하나는 진짜 1타가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메가스터디 1타 지리 강사 이기상 선생님이 그의 강의 실력에 감탄하며 콜라보 샤라웃을 했을 정도라고...🤣

 다음은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후니쓰'인데요. 다들 유튜브나 짤을 통해서 한 번쯤 마주쳤을 캐릭터라 생각해요. 후니쓰는 브이로그 포맷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캐릭터인데요. <감성구닌 후니쓰의 vlog>부터 시작해 <감성 복학생 후니쓰의 vlog>, <고등학생 후니쓰의 vlog>, 그리고 <돌아온 후니쓰의 취준생vlog>까지 여러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어요. 시리즈의 내용은 다르지만 모두 똑같은 캐릭터인 후니쓰의 일대기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군대에서는 폐급 문이병으로, 복학 후에는 눈치 없는 복학생 후니쓰로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며 무서울 정도로 실감 나는 일상 연기와 현실적 디테일로 왕 큰 웃음을 선사한 후니쓰. 하지만 그 뒤에는 왠지 모르게 마음을 울리는 포인트들이 숨겨져 있는데요. 군대, 복학, 취업, 연애 등 현실에 적응하려 허둥대는 청춘의 모습들이 담겨 있어 왠지 모르게 짠하고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답니다 🥲

 촬영만 했다 하면 레전드 방송사고를 내는 '문상기자'도 빼놓을 수 없죠! 얼굴보다 한참 작은 마스크와 민소매 이너가 훤히 보이는 시스루급의 반소매 셔츠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는 당시 이슈였던 '포켓몬 빵'과 같은 일상적인 취재부터 '층간소음'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열정적인 기자 역할을 연기해요. 이 캐릭터는 '뉴스 포맷의 간결함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하는데요. 뉴스의 완벽한 '기승전결'은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전달하는 데 최적이라고 생각했고, 여기에 재미있는 반전을 더하면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볼 것이라 확신했다고 하죠. 게다가 유튜브에서 중요한 '키워드'와 '시의성'을 뉴스 포맷에 접목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이 캐릭터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요. (판단력 레전드ㄷㄷ)

 이 외에도 아이돌 '나인인원' 멤버 '강하', <딱대> 토크쇼의 진행자 '샘문' 등 많은 부캐들이 있죠. 문상훈은 이처럼 다양한 부캐를 연기하면서 오히려 평소의 자신보다 더 자유로워진다고 말해요. 평상시에는 하지 못했던 행동들을 캐릭터라는 가면을 쓰고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가 수많은 부캐들을 찰떡으로 소화해내는 비법은 바로 '잠재의식 공감 디테일'을 포착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행동적 습관들(예: 선생님들이 칠판 지우는 습관, 분필 가루를 터는 습관 등)을 섬세하게 살려내어 '저런 사람, 어딘가에 있었던 것 같은데?'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거죠. 어쩐지 소름돋게 실감나더라니...!

재미를 고민하는 사람

 문상훈은 '재밌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단순한 유머에서 멈추지 않고, 그 웃음이 누구에게 어떻게 닿을지 늘 고민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는 캐릭터를 만들 때도 나름의 기준을 둔다고 해요. '기획 회의를 할 때, 공감대가 과반수 이상이면 보통 가는 편이고, 제 나름의 바로미터로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삼는 친구들에게 물어볼 때도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떤 친구는 인터넷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라 이 친구가 모르면 다 모르는 거고, 또 어떤 친구는 인터넷과 거리가 멀어서 이 친구가 알면 다 아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라고 말했는데요. 즉, 본인의 감각뿐만 아니라 주변 반응도 동시에 살피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또한 그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을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문상 기자나 후니쓰, 문이병처럼 어딘가에서 봤을 법한 인물들로 웃음을 주는 영상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 안 끝나는 이유〉 같은 영상처럼 '건강식' 같은 콘텐츠 또한 큰 인기를 얻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개그라는 것은 누군가를 웃겨야 한다는 압박에 놓이다보면 나도 모르게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는 그런 압박에서 벗어나 자극 없이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어요.

단순히 웃긴 사람은 아니고

 빠더너스의 영상이 늘 웃기기만 한 건 아니에요. 그의 콘텐츠에는 어느 순간 생각할 거리가 불쑥 등장하곤 하죠. 이건 단순히 '웃긴 사람'의 감각을 넘어, 그의 사고와 철학이 콘텐츠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의 산문집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그런 그의 내면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글이에요. 이 산문집은 작가 문상훈의 일상을 넘어, 밤마다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과 자문자답을 기록한 책이라고 하는데요. '성공이 어색하고 실패가 익숙했으면 좋겠다.'는 문장처럼 화려한 성과보다는 내면의 균형을 중시하는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어요. 우리는 그의 콘텐츠가 단순한 '개그'에 머물지 않는 이유를 바로 이 지점에서 알 수 있죠! 문쌤이나 오당기 등 그의 콘텐츠는 웃음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 그 안에는 그만의 고민과 성찰을 아주 밀도 있게 녹아져 있거든요. 단순히 웃음을 주는 것을 넘어 사람과 세상을 깊이 들여다본 시선이 깔려 있다는 것이죠. 자극보다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유머, 그것이 문상훈 개그의 핵심인 것 같아요!

스타들의 맛집

 특히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는 문상훈의 철학을 슬쩍 엿볼 수 있는 콘텐츠예요. 배달 음식을 시켜두고 그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 이어지는 대화라는 단순한 콘셉트지만, 유병재, 아이유, 천우희, 김태리 등 유명한 스타들이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데요. 과연 스타들이 오당기를 위해 문상훈의 작은 방으로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인위적으로 재미를 쥐어짜내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 누구에게도 웃음을 강요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게스트가 스스로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려주죠. 또 다른 토크쇼에서 물어보지 않을 법한 속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질문을 한다는 점도 포인트고요! 결국 <오당기>는 문상훈이 그동안의 콘텐츠와 책에서 보여준 태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타인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영상 속에 녹아든 결과물인 것 같기도 해요. 그 안에서 우리는 편안함과 유쾌함, 그리고 사람 냄새를 동시에 느낄 수 있죠!

 <딱대>는 '게스트에 딱 맞춘 맞춤형 인터뷰'라는 이름 아래에, 문상훈의 부캐 ‘샘문’의 무례한 진행이 포인트인데요! 기존 토크쇼와 달리 일부러 이름을 틀리거나 민감한 질문을 과감하게 던지는 등 게스트과의 팽팽한 티키타가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 '게스트에게 딱 맞춘 선플 읽기' 코너는 겉보기에는 긍정적인 댓글을 소개하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악플 읽기 같기도...?🤣 새로운 웃음이 필요한 분들이나 실없는 개그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요즘 제 빠더너스 최애 콘텐츠랍니다🤩

 군대 탈영병 체포조 'Deserter Pursuit'(이하 D.P.)를 주제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D.P>에 출연하며 큰 주목을 받게 된 문상훈! 그가 맡은 '김루리'는 시즌 1의 메인 캐릭터인 '조석봉'의 친구로 처음 등장하게 되는데요. 시즌 2에 이르며 군대 내 가혹행위로 인한 총기난사 사건의 중심 인물로 떠오르게 됩니다. 평소 착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이지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허무함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어요. 탈영 후 인터넷 라이브를 통해 군대 내 괴롭힘을 폭로하는 연기는 정말 몰입되더라고요! 문상훈 역시 해당 장면을 촬영하고 난 후, 김루리라는 배역과 한층 더 친해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D.P.>의 김루리 역을 통해 제22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문상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인물 '김정훈'으로 출연하는데요.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자폐 스펙트럼을 수준급의 연기로 표현한 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게다가 문상훈은 거구의 김정훈을 표현하기 위해 펑퍼짐한 옷을 입고 통굽을 신어야 했다고 해요. 방송 이후 빠더너스 채널을 통해 연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답니다. 김정훈은 엘리트였던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피의자로 특정되지만, 반복되는 형의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었음이 드러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특히 김정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함께 펭수의 주제가를 부르는 장면은 한동안 밈으로 회자되며 화제가 되었어요😝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극장판,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이제 '추리'가 아닌 '액션' 영화에 가까워진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많이 지겹다고요? 그렇다면 이번 극장판은 다릅니다. 예전 전성기 극장판을 떠올리게 하는 극장판! 추리는 물론, 코난 1인극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 코난 진성 덕후라면 절대 안 좋아할 수가 없는 극장판인데요. 심지어 유명한(모리 코고로) 아저씨가 대활약하는 장면까지... 모든 캐릭터가 무리하는 블록버스터급 극장판,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극장에 내려가기 전에 얼른 보러 가세요!

• 2025/7/29 vol 19. 🕑 앤 해서웨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겁나 빵빠레 불며 컴백
• 2025/8/5 vol 20. 🕑 돌고래유괴단 2025 공개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