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즈

문화예술 속 인물 톺아보기 - !

2025/7/29 vol. 19

• 21세기 변신의 아이콘, 앤 해서웨이
•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 내년까지 살아야 할 이유: 악프입2 나옴  
• 악마는 프라다를 잇는 여성 서사 맛집 콘텐츠

 앤 해서웨이는 미국 출신 여배우로, 2001년 <프린세스 다이어리>에서 주연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어요. 부시시한 곱슬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을 낀 평범한 고등학생이 세련된 스타일링의 공주로 변신하는 장면은 마치 현대판 신데렐라를 떠올리게 했죠! 당시 앤 해서웨이는 신인 배우였지만, 그럼에도 캐릭터 '미아'의 엉뚱함을 잘 표현해 좋은 평을 받았어요. 앤 해서웨이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메이크오버 몽타주(makeover montage)를 통해 인물의 성장이 표현되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프린세스 다이어리>가 흥행에 성공하며 곧이어 후속편도 제작되었다는 사실! 클리셰 요소가 유치하지 않게 표현되어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습니다!

 앤 해서웨이 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업계에 처음 입문한 '앤디'의 성장기를 담고 있는데요. 역시 초반의 어리숙한 앤디가 세련된 커리어 우먼으로 거듭나는 '메이크오버 몽타주'가 상징적인 작품이죠! 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내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 앤디,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핸드폰을 분수대에 던져 버리는 장면은 관객에게 남다른 쾌감을 선사하기도 했는데요. 2006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 2편 제작 확정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앤 해서웨이가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네요!

 앤 해서웨이의 세 번째 변신은 <레 미제라블>에서 나타납니다. 이전까지는 지적이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많이 맡으며 커리어 우먼 이미지를 지켜왔는데요. <레 미제라블>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몸을 파는 '팡틴' 역을 소화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하고 11kg을 감량했다고 해요. 덕분에 비극적인 현실을 노래하는 'I Dreamed A Dream'은 아직까지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어요. <레 미제라블>은 앤 해서웨이의 가창력이 빛나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노래를 부르는 동안 화면에 잘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팡틴의 상황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어요. 이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등 여러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는 주인공 쿠퍼와 함께 우주로 떠나 새로운 터전을 찾는 '아멜리아 브랜드' 역을 맡았어요. 흔하지 않은 SF 장르이다 보니 촬영 당시 여러 고충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우주복이 정말 무거워 촬영 준비 기간 동안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하죠. 연기적으로 새로운 도전이었음에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연기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기도...👏🏻 <인터스텔라> 개봉 10주년 기념 게시물에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더라도 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는 대사를 인용하며, '아멜리아 브랜드 역을 맡은 건 제 인생에서 큰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오래 전부터 여성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죠. 그런 그녀가 2016년부터 UN Women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특히 2017년 3월 8일,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국제 여성의 날 행사에서 한 연설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죠. 당시 앤은'엄마 전쟁(mommy wars)? 헛소리예요. 엄마를 해방하려면, 아빠도 해방돼야 해요.' 라고 말하며 유급 육아휴직 제도가 부재한 미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었죠. 그녀는 육아가 여성만의 몫으로 여겨지는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진정한 평등은 올 수 없기에, 개인의 의지가 아닌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어요. 그녀는 육아와 돌봄이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사회 구조를 문제 삼으며,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말했는데요. 이러한 그녀의 연설은 말뿐인 페미니즘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죠. 그래서일까요? 그녀의 연설은 단순 일회성이 아니라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 연설이 더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앤 또한 여자이자 '엄마'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고 선택해본 사람이었으니까요. <오션스 8> 촬영 당시, 앤은 첫 아이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고 해요. 그녀는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촬영 현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아이를 촬영장에 데려갔을 때,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아이가 편히 잘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줬다고요. 앤은 이런 현장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일하는 엄마에게도 현장은 열려 있어야 해요. 아이와 함께 일하는 걸 당연하게 만들어야 해요.'  이러한 그녀의 말이 더 와닿았던 이유는 단지 바람이 아니라 그녀의 경험에서 비롯된 목소리였기 때문인 거 같아요. 많은 여성들이 '일과 육아의 병행'을 스스로의 문제로 여기고 있는 사회에서, 앤은 그 무게를 실제로 짊어지고 나아가며 변화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줬고요. 한 사람의 배우이자 엄마로서 경험한 현실을 토대로 주장하는 앤의 행보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앤 해서웨이는 이전부터 여성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어요. 2008년, 그녀는 미국의 대표적인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HRC(Human Rights Campaign)로부터 상을 받고 무대에 올랐는데요. 수상소감에서 앤은 '나는 백인이자 이성애자예요. 이런 특권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매일 고민합니다.' 라고 말하며, 'Let’s tear this world apart and build a better one.'라고 말했어요. 일종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선언이었죠. 실제로 앤에게는 퀴어인 오빠가 있고, 그의 커밍아웃 이후 카톨릭에서 성공회로 개종을 할 만큼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어요. 앤은 그 경험을 통해 '특권'이라는 개념을 더욱 빠르게 자각했다고 해요. 그래서 가능한 자주,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하죠. 내가 가진 위치와 자원, 그리고 목소리를 누군가를 위해 내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앤은 늘 고민하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진심과 태도가 그녀의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이유 아닐까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2006년 만들어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개봉 당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2주 연속 국내 박스오피스 1위, 4주 차까지 1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죠. 당시 150만 관객 동원은 외화는 물론 한국 영화도 쉽지 않은 기록이었는데요. 특히, 블록버스터도 아닌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로 비수기 시즌(추석 후 10~11월)에 개봉해 이러한 기록을 낳은 것은 더욱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하죠. 에디터는 당시 뭣 모르는 미취학 아동이었기 때문에 한참 후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교실 TV로 틀어주셔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원래 학교에서 틀어주는 게 대부분 인기 검증된 명작인 거 아시죠?!)

 이처럼 인기를 끌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최근 시즌2 제작 소식을 전해왔어요! 약 3주 전인 지난달 6월 30일, '20th Century Studios' 유튜브 채널에 'The Devil Wears Prada 2 | Now In Production'이라는 제목과 함께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어요. 빨간 스텔레토 힐의 모습과 함께 1편에 등장했던 대사들이 담겨있는 20초 남짓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죠. 이어 2026년 5월 1일 북미 개봉을 목표로(국내 미정)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1편과 마찬가지로 '미란다'역에는 '메틸 스트립'이, '앤디'역에는 '앤 해서웨이'가 동일하게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이 외에도 원년 멤버들 총출동 예정이라고!) 최근에는 뉴욕 한복판에서 촬영 중인 배우들의 모습이 포착되어 더욱 기대를 돋우는 중이에요!

1편 복습 타임입니다

 악프입2를 기다리며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죠, 바로 복습! 1편에서는 언론인을 꿈꿨던 '앤디'가 뉴욕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들어가면서 겪는 이야기가 주로 펼쳐졌는데요. 악명 높은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로 일하게 된 앤디는 미란다의 까다로운 요구와 패션계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곤란을 겪어요. 하지만 피나는 노력과, 패션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키우며 점차 변해가죠. 이 과정에서 미란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에 몰두하고, 남자친구와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자신의 원래 꿈과 가치관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결국 앤디는 미란다의 곁을 떠나 다시 언론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며 영화가 마무리되었죠.

2편 예습 타임입니다

 시즌 2에서는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줄거리는 전통적인 잡지 출판이 쇠퇴하는 가운데 미란다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어요. 여기에 미란다의 비서로 일하던 에밀리가 명품 브랜드 그룹의 고위 임원이 되어 광고비를 손에 쥐고 미란다와 맞선다고 하죠. 상황이 역전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되는 가운데, 앤 해서웨이가 맡았던 캐릭터인 앤디가 이야기에 어떻게 등장할지는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하니 더욱 궁금증이 커지네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닌, 여성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진솔하게 담아냈기 때문이에요. 앤디(앤 해서웨이 扮)가 패션계에서 겪는 갈등과 성장은 많은 여성의 공감을 가져왔죠. 이런 깊이 있는 여성 서사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또 다른 작품 4가지를 준비했어요.

복잡한 여성들의 진실한 이야기, <빅 리틀 라이즈>(2017)

 몬테레이의 해안 마을 배경으로 다섯 명의 엄마들이 펼치는 이야기인 <빅 리틀 라이즈>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HBO에서 방영된 드라마인데요.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이들의 삶 속에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예요. 특히 가정폭력, 이혼, 육아 등 여성들이 마주하는 복잡한 현실적인 문제를 진부하지 않게 솔직하게 다뤄요. 그 과정에서 여성 주연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위기에 맞서는 강한 연대를 보여주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깊이 있게 그려진 작품이죠. 주인공들도 다 유명한 사람이 나온다는 사실!

숨겨진 영웅의 발견, 영화 <히든 피겨스>(2016)

 영화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NASA에서 일한 흑인 여성 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실존 인물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세 여성이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극심했던 시대에 우주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해낸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당시엔 유색인종 화장실이 따로 있었다는 걸 아시나요..?) 단순히 차별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재능과 신념으로 편견의 벽을 허물어갔는지 보여줘요. 특히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에요. 역사 속에서 잊힌 여성의 업적을 조명한 의미 있는 작품이니 꼭 보는 걸 추천해요.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그리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2016)

 60대 여성들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따뜻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작품상과, TV 극본상을 수상한 수작 중에 수작인데요. 각각 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진 친구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이야기죠. 특히 주로 젊은 여성의 성장담이 많은 기존 서사와 달리, 이 작품은 인생 후반에 접어든 여성의 도전과 꿈, 자립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고현정, 나문희, 고두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도 큰 볼거리인데요. 여성의 삶이 집안, 가족에만 정의되지 않고 개인의 인생을 중점으로 여성의 목소리와 삶을 정면으로 조명한 작품이죠.

소년에서 여성으로, 영화 <벌새>(2019)

 1994년 서울을 배경으로 14세 '은희'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 <벌새>는 이미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할 만큼 남녀 가리지 않고, 평론가와 대중의 평 모두 좋은 작품인데요. 가정 내 폭력과 학교에서의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해 나가는 '은희'의 성장을 아주 세밀하게 보여주는데요. 한문 학원 선생님 '영지'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은희'가 처음으로 위로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 아름다워요. 여성 청소년기의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을 정말 사실적으로 담아낸 게 특징이기도 해요. 여성 서사뿐 아니라, 당시 사회적 배경을 '은희'의 시선에서 다루며, 서사를 확장해 나가는 것도 특징이랍니다.

반응 난리난 넷플릭스 독점 스트리밍 애니메이션, <히카루가 죽은 여름>

 이번 분기 애니메이션 중 가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대작, <히카루가 죽은 여름>인데요. 올 여름 많이 더우시죠? 에어컨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와서 아쉽다고요? 그러면 올 여름 더위를 한 번에 날려줄, 오싹오싹한 청춘 호러 애니메이션 <히카루가 죽은 여름>을 추천합니다! 제목과 첫 화부터 화끈하게 스포하고 있는 '히카루' 몸에 들어간 「무언가」…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까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동갑내기 '요시키'와 '히카루'의 일상은 어떻게 될까요? 작화와 연출까지 끝내주니까 당장 넷플릭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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