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즈

문화예술 속 인물 톺아보기 - !

2025/9/23 vol. 25

• 게임 회사 직장인에게 주어진 합격 목걸이
• 재난의 기억을 공유하는 매개체
• 빛의 마법사의 영상 미학
• 신카이 마코토X래드윔프스 영원하길...

 오늘날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잡은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은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텐데요. 사실 그의 시작은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걸 아시나요? 전공도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일본어문학과를 나온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전까지는 게임 회사를 다녔다고 해요. 하지만 역시 천재는 떡잎부터 남다르다는 말이 있죠? 니혼 팔콤이라는 게임 회사에서 패키지 디자인을 맡으며 자연스레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을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신카이 마코토가 제작한 게임 오프닝 영상은 게임계 전설로 남아 여전히 수작으로 평가받는 <이스 2 이터널>, <영웅전설5>이라고 합니다.

 평직원으로서의 삶을 이어가던 그가 전업 애니메이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신카이 마코토의 강렬한 의지가 있었는데요. 밤 12시에 퇴근한 후 새벽 3시까지 개인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고 해요. 극한의 강행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애니메이터의 꿈을 놓치 않은 거죠. 이때 밤마다 조금씩 만들었던 작품이 바로 <둘러싸인 세계> (1998), <먼 세계> (1999), 그리고 제12회 CG 애니메이션 컨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1999)예요. 짧은 단편이지만 특히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화면의 묘사나 연출 기법이 현재 신카이 마코토 작품의 기초가 될 정도로, '심금을 울린다'는 높은 평을 받았답니다. 이후 게임 회사에서의 5년여 근무를 마치고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우리가 아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본격적인 시작이 되었죠.

 신카이 마코토라는 이름과 재능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 건 역시 2002년에 공개된 <별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이타마시 자택에서 감독, 각본, 연출, 작화, 미술, 편집까지 거의 모든 작업을 혼자 해낸 25분 남짓한 이 작품은 독립 제작 애니메이션임에도 놀라운 작품 수준을 보여주어 주목을 받았는데요. 2D와 3D, CG를 조합한 획기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영상을 제작한 점을 우수하게 평가받으며, 제1회 신세기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 21의 공모부문에 당당히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죠. 이 작품을 계기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한 그는 이후에 <초속 5센티미터> (2007)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너의 이름은> (2016)의 대 성공으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랐죠. 게임회사 직원에서 시작해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기까지, 그의 여정은 정말 드라마틱하지 않나요?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너의 이름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녀 미츠하가 서로 몸이 바뀌는 경험을 하며, 다가오는 '혜성 충돌'이라는 운명을 함께 바꾸어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너의 이름은> 흥행에는 아름다운 작화와 반전 스토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재난의 보편적인 정서를 잘 녹여냈기 때문이에요. 신카이 마코토는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발생한 한국의 세월호 사건 또한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죠.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자신의 작품을 보며 재미 그 이상의 감정을 남기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3년 만에 선보인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날씨의 아이> 역시 기후를 주요 소재로 삼으며 재난의 키워드를 이어갔어요. 작품은 날씨를 맑게 하는 능력을 가진 소녀 히나와, 고향을 떠나 도쿄로 가출한 소년 호다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요. 호다카는 재난에 빠진 도쿄와 몸의 일부가 서서히 사라지는 히나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극적으로 재난을 극복했던 <너의 이름은>과 달리, 호다카는 결국 소수의 희생자인 히나를 선택하며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기본적으로 기후 변화는 어른들이 원인이고 지금의 아이들에겐 책임이 없다'며 호다카의 선택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죠.

 <스즈메의 문단속>은 전작들과 달리 동일본 대지진을 직접적인 소재로 사용하며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신카이 마코토는 '처음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을 때 신화 같은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엔터테인먼트가 매개체가 되어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랐다고 전했어요. 특히 개봉 당시 동일본 대지진은 12년 전 발생한 사건이었기에, 재난의 기억을 생생하게 갖고 있는 세대와 아무런 기억을 가지지 않은 세대가 혼재해 있었는데요. 신카이 마코토는 <스즈메의 문단속>를 통해 '두 세대가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어요. 결국 재난 3부작은 많은 사람들에게 재난의 기억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자리잡았죠.

 신카이 마코토 작품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빛을 섬세하게 묘사한다는 점입니다. 실사 이상으로 빛과 그림자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2D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공간감이 느껴지는데요! 특히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것처럼 표현하기 위해 작품 속에 특수효과로 먼지를 넣는다고 해요. 그의 이러한 디테일한 빛의 묘사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가 살던 골짜기 아래 마을은 해가 산에 가려 늦게 뜨고 빨리 졌다고 해요. 빛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 그는 산그림자가 마을을 덮고 밤이 될 때까지 하늘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곤 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 빛 묘사에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너의 이름은>을 보면, 빛에 따라 변화하는 시골의 풍경이 실제만큼 생생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죠. 과연 애니계의 렘브란트, 모네라고 불릴만 하죠?

 신카이 마코토는 디테일하고 감성적인 배경 묘사로 유명하죠! 그의 대부분 작품은 실제 대상이 되는 장소와 최대한 유사하게 묘사되어 오히려 판타지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그가 극강의 사실주의적인 묘사를 이유는 우리가 쉽게 스쳐 지났던 일상의 순간을 섬세하게 드러내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해요. 실제로 그는 더 사실적이고 감성적인 느낌을 갖는 배경을 묘사하기 위해 스스로 로케이션 헌팅을 하며 한 작품당 1만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고 해요. 신카이 마코토의 초기 작품 <초속 5센티미터>를 보면 일상 속 사물들, 구름과 하늘 등의 자연, 빛의 묘사가 굉장히 사실적인 것을 확인해볼 수 있어요. 실제로 <너의 이름은> 개봉 당시에는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성지순례'가 유행이기도 했답니다!

10대 주인공인 이유?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대부분 10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죠. <너의 이름은>부터 가장 최신작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여고생을 극의 중심을 이끄는 인물로 삼았는데요. 이에 대해 그는 인터뷰를 통해 '제가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그린 이유는 애니메이션을 젊은 세대들이 보기 때문인 게 가장 크다'라고 말했어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한 일본에는 중년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도 많지만, 아직까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해요. 이는 그의 작품의 성공과 연관되기도 하는데요. 주인공 10대 소년과 소녀가 만나서 강하게 이끌리는 매우 단순하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를 매료시키며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한편, 신카이 마코토는 앞으로 만들게 될 작품 속 주인공은 아저씨나 아주머니 등 성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과연, 재난 3부작 이후 그의 신작 속 주인공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죠? 바로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RADWIMPS)의 OST인데요! 캐릭터들의 감정과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이야기를 관통하는 테마를 음악적으로 구현해 내며 영화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죠. 래드윔프스의 '재난 3부작' OST는 모두 일본 음악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최고 수준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너의 이름은〉은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특별상을, 〈날씨의 아이〉는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우수상을,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음악상을 수상했죠.

 래드윔프스의 멤버 '노다 요지로'는 처음 작업을 할 때, OST는 '이야기를 보조하는 BGM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작업에 임했었기에, 영화 OST에 가사가 있는 곡이 4곡이나 들어가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음악이 신을 끌고 간다'라는 확실한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좀 더 이야기의 전면에 음악이 들렸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왔다고 하죠. 심지어는 극중 대사를 삭제하기도 하면서 OST의 가사를 안고 가며 음악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어냈죠! (감다살 선택😻)

📱 카톡, 답장 기능 없애고 스레드 도입

 카카오톡이 7년간 유지해 온 답장 기능을 개편해 슬랙처럼 특정 메시지에 여러 대댓글을 묶어볼 수 있는 '스레드'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깜짝 발표했는데요. 단체방 대화 정리에 도움이 될 거란 기대와 함께 '굳이 왜?'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어요. 사실 이는 카카오의 '체류시간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메신저를 넘어 콘텐츠·쇼핑·AI 기능을 통합한 '슈퍼앱' 진화가 목표라는데... 오늘 23일 '이프 카카오'에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살펴보는 것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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